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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를 쓰다.

  • 관리자
  • 2012-05-25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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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29일 인천 출장지에서 새벽부터 동틀 때까지 유서를 썼다.

유서 3통에 서명 날인을 하고 직원들의 증인싸인을 받아 1통은 집사람에게, 1통은 여직원에게 보관케 하고 1통은 내 서랍장에 보관했다. 그리고 아끼는 후배 공인노무사를 사무실로 불러 유서의 내용을 보여주고, 혹시 내가 잘못될 경우에는 직원들을 모두 고용승계 해 줄 것을 부탁했다. 퇴근 후에 초딩 두딸에게 유서의 내용을 1시간 가량 브리핑하고 나니 그제서야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기분이 상쾌해졌다.

사람일은 아무도 모른다.

구미 사무실에서 인천, 군산에 있는 자문사에 출장이 잦은 임단협철에는 한달에 4,500KM 내지 5,000KM를 손수 운전한다.
그 덕분에 두달마다 엔진오일 갈다보니 쌍용자동차 정비소로부터 2010년부터 지금까지 VIP고객으로 선정되어 모든 비용의 10%를 할인받는다.

하루에 460KM(구미-군산-구미), 540K(구미-인천-구미), 750KM(구미-인천-군산-구미)를 운전하는 날에는 구미로 돌아오는 길에 항상 졸음과 싸우며 운전한다. 운전 중에 자문사 인사노무팀과 업무협의도 한다.

예민하고 꼼꼼한 성격 탓에 익일 군산, 인천 자문사에 장거리 출장을 앞둔 전날에는 잠을 잘 못잔다. 하여, 잠이 안오는 날엔 습관처럼 밤새워 3시간, 3시간 30분 운전하여 새벽에 군산, 인천 자문사 앞에 도착해 차세워 놓고, 자문사 직원들이 출근하기만 기다릴 때가 많다. 이런 날에는 특히나 집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든다.

항상 장거리 출장을 가는 날에는 목욕을 하여 몸을 정갈하게 한다. 마지막 모습을 추하게 보이고 싶지 않기 위함이다.

살아있는 날에는 내게 할일이 있기 때문이고, 심장이 멈춘 날에는 내가 해야 할 일을 다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으로 유서를 썼다.

유서를 써놓으니 마음은 한결 가볍다. 모든 욕심과 두려움도 사라진다.

허나, 마음 한 구석엔 사람들 상대하는 일을 떠나 사람들 없는 섬에서 1년만이라도 자연과 더불어 살다가 죽고픈 욕망은 더 간절해진다.

내게 그런 날이 올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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