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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자르는 일을 해 돈 벌어서 좋으시겠습니다?

  • 관리자
  • 2021-05-11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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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자르는 일을 해 돈 벌어서 좋으시겠습니다?

2021. 3. 3. 14시. 수도권의 자동차 부품회사와 전국금속노동조합과의 2021년 임금교섭 상견례(1차) 자리에서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노동조합측 교섭위원이 회사측 교섭대표인 내게 진한 감정을 섞어 한 말이었다.

"일부 인원을 희생해서라도 망해가는 회사를 살려서 근로자들의 고용기간을 단 1년이라도 연장시켜야 하는 일이 내 직업입니다." 그 물음에 대한 내 답변이었다.

망해가는 회사의 존속기간과 직원의 고용기간을 연장시켜야 하는 구조조정 업무는 집단적인 저항이 만만치가 않다.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은 오너가 은행 대출을 받고 사재(개인재산)를 털어서라도 근로자들에게 월급을 꼬박꼬박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오너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참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이런 오너가 현실적으로 몇이나 될런지?

우리나라의 오너들은 헌법상의 사유재산권 보장조항을 근거로 아무리 회사가 어려워도 사재(개인재산)를 회사에 출연하지 않으려 한다. 이 점도 이해는 간다.

이런 노사 간 입장의 차이로 인해 회사는 망해가는데 회사를 살리기 위한 구조조정을 하지 못하고,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은 고용불안과 임금 저하 등 고통부담이 수반되는 구조조정을 집단적으로 반대하고 때로는 적법, 불법을 가리지 않고 실력으로 저지하려한다.

망해가는 회사를 살리려면, 평화적인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완료해야 한다.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은 게 문제다. 평화적인 구조조정이 실패하여 노사간의 극단적인 대립 상황이 되면 노사는 공멸하거나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일이 생긴다. 

강성노조 집행부의 입장에서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한다는 것을 잘 알지만, 임금반납 등 고통분담에 동참하라고 조합원의 등을 떠밀기도 어렵고, 구조조정에 선뜻 동의하기도 어렵다.(이런 경우 강성노조의 이지지가 실추되고 어용노조라는 오명을 듣게 될 수 있고, 거액의 돈뭉치를 받고 회사에 매수되었다는 조합원들의 오해를 받을 수도 있어서) 

망해가는 회사를 살리는 게 내 직업이지만, 나는 정리해고 자체를 구조조정의 목표로 삼지 않는다.

정리해고는 노동조합과 전 직원들에 대한 나의 설득이 실패했을 때 최후의 수단이다.

망해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직업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정리해고 방안을 내가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회사를 떠나야 하는 근로자들이 결정돼다보니, 그 해고자들과 가족들은 회사보다도 제3자인 나를 얼마나 원망할런지...., 이런 저런 고민과 번민으로 망해가는 회사를 살리는 정리해고를 해야 할 때면 내 직업을 버리고 싶을 때가 많다. 이 땐 수면부족으로 머리카락도 엄청 빠진다.

그래도 다른 대안(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의 고통분담 협력)이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망해가는 회사를 살려서 그 덕분으로 또 누군가의 고용기간을 단 1년이라도 연장시킬 수만 있다면, 난 또 몇날 밤을 새워 평화적인 정리해고 방안을 기획하고,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의 고통분담 협력을 유도할 노사전략을 궁리하느라 또 몇날 밤을 잠 못이뤄 새벽별 보며 그 회사로 출근하고 있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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